연봉은 조직의 권력 지형을 드러내는 가장 민감한 신호 중 하나다. “누가 얼마나 받고 있는가?”, “누가 그 금액을 정하는가?”, “어떤 기준으로 차등이 발생하는가?”와 같은 질문은 대부분의 기업에서 불투명하게 다뤄진다. 관리자와 인사팀, 때로는 경영진의 손에 달린 연봉 결정 구조는 직원들에게 늘 의문과 불만, 혹은 침묵을 강요한다. 하지만 영국의 AI 전문기업 사탈리아(Satalia)는 이 구조를 정면으로 뒤엎는다. 다니엘 흄(Daniel Hulme) 대표가 이끄는 사탈리아는 완전한 급여 투명성과 동료 평가 기반 연봉 결정을 핵심으로 하는 급진적 실험을 실천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누구도 남의 연봉을 몰라서 억울할 일이 없고, 누구나 자기 연봉을 스스로 제안할 수 있다. 사탈리아의 또 다른 원칙은 전면적인 급여 공개(Complete Pay Transparency)다. 직원들은 서로의 연봉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누가 얼마를 받고 있는지, 어떤 논의 끝에 그 금액이 정해졌는지를 숨기지 않는다. (중략) 하지만 이 제안은 독단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 과정을 통과시키는 것은 함께 일한 동료들의 평가와 투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