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위기를 절대 헛되이 보내선 안 됩니다. 그런 위기는 당신이 이전에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뜻입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람 이매뉴얼은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를 수습하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는 발상을 제시했다. 위기는 누구에게나 재난처럼 찾아오지만 이를 수습하는 방식에 따라 새로운 판을 설계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소셜 미디어가 확산하면서 더 많은 위기가 실시간으로 발생하고 그 전파 속도는 더욱 빨라지지만 많은 기업들의 대응은 안타깝게도 구태의연하다. 일단 사고를 쉬시하다 며칠을 보낸다. 그 사이 소셜미디어에 수많은 추측이 무성해진다. 어느 날 검은 이미지를 띄운 사과문 한 장이 게재된다. 한 문장 한 문장 법무팀의 철저한 검수를 거친 사과문 속에 인정과 사과는 없다. 대중은 기다린 만큼 실망도 크다. 이를 마주하는 대중들은 사과문의 의도를 꿰뚫어보는 감식안이 생겼다. 결국 안 하느니만 못하는 사과문으로 남는다.
2009년 어느 날 아침.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팀버랜드의 CEO 제프 스워츠는, 메일함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루 아침에 6만 5천개의 새 메일을 받은 건데요. 읽어보니, 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을 비롯해, 환경에 관심 많은 소비자들이 보낸 항의 메일이었죠. 팀버랜드가 쓰는 소가죽 일부가, 아마존 열대우림을 밀어내고 만든 목장에서 나왔다고요. 금세 소식 퍼져서 기사도 뜨기 시작하는데요. (중략) 항의 메일을 받은 스워츠는,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만 했습니다. 사실 당시 대부분의 신발 제조사들은 가죽 공급사에서 품질 좋은 가죽을 사올 뿐, 정확히 어느 목장에서 만들어지는 지는 알기 어려웠거든요. 하지만 팀버랜드는 평소에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웠던 만큼, 이걸 몰랐다는 것 만으로도 평판이 추락하는 건 시간문제였죠. 고민하던 스워츠는 남다른 방법으로 이 위기를 역전시켰다는데요. 무슨 얘기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