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과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그 주제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자주 마주하게 되는 장면이 있다.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과 문제점을 파악한 다음 경영층 보고를 할 때 나오는 멘트.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 회사에 곧장 적용할 수 있는 벤치마킹 사례를 알려주세요. 구체적인 방법까지요." 그럴 때면 난감하다. 역사가 다르고 상황이 다르다.
경영 컨설턴트 로버트 퀸이 '기업과 개인의 혁명적 생존전략'에서 언급한 내용도 동일하다.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벤치마킹 사례나 체크리스트를 달라고 하지만, 이것은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지금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곳에 이르기 위한 노력의 시작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것은 바로 배움에 관한 것입니다. 거기에는 딱히 비법이란 없습니다."
물론 성공 사례를 확인하는 것은 좋은 시도이다. 하지만 그건 참고용일 뿐, 내 것은 아니다. 벤치마킹의 역설은 사람과 역사가 관련된 사건은 복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상품은 복제할 수 있지만, 문화는 복제할 수 없다. 단언컨대 짝퉁은 절대로 진짜를 이길 수 없다.
기업들이 가장 많이 시도하는 전략이지만 성공하기는 힘든 것이 바로 ‘벤치마킹’입니다. 왜 그럴까요? 모든 기업에 적용 가능한 ‘베스트 프랙티스’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업종이 같든 다르든, 각자 다른 특수한 상황이 있으니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본 와세다 대학교 이노우에 다쓰히코 교수는 “연쇄적 모방이 일어나도록 하라”고 조언합니다.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잘 해결한 회사를 골라 벤치마킹을 하다 보면, 그 기업과 우리가 처한 상황이 달라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점이 생기는데요. 그럴 때마다 전부 다 버리고 제2, 제3의 모델을 새로 적용하지 말고, 중간에 새로 생긴 문제는 비슷한 문제를 잘 해결한 다른 성공모델을 가져와 연쇄적으로 모방하라는 거죠. 이걸 잘 한 회사가 있는데요. 함께 살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