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십수 년간 많은 기업은 경쟁력 제고와 조직 활력 회복을 내걸고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에 몰두해왔다. 수평적 리더가 많아지고 자율적 문화를 정착시키면 자연스럽게 구성원의 내적 동기를 자극하고 자발적 몰입과 협업을 통해 성과 역시 향상될 것이라는 믿음이 그 바탕에 있었다. 위계는 비합리적이고 시대에 뒤처진 것으로 간주됐고, 제거해야 할 장벽처럼 여겨졌다. 수평성 자체가 절대적 가치처럼 받아들여지고 하나의 유행이 됐다. 이와 더불어 재택근무, 유연근무 등을 도입하고 휴게 공간에 당구대, 안마의자를 설치하며 사무실 벽면에 각종 구호나 행동강령 포스터를 붙임으로써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문화로 전환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수평적 리더가 과연 성과를 이끄는 좋은 리더일까? 더 근본적으로 기업문화의 본질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서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할까? 인사·조직경영 전문 자문회사인 밸러스의 정해주 대표 얘기를 들어봤다.
많은 리더분들이 구성원들이 침묵해서 답답하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말을 못해서 답답하다고 하는데요. ‘괜히 말했다가 본전도 못 찾겠지’, ‘다른 사람들이 상처 받으면 어떡하지?’, ‘어차피 말해봤자 바뀌는 것도 없잖아’ 이렇게, 말하는 것이 두렵기만 하고 침묵이 편한 조직이라면 어떨까요? 새로운 아이디어도, 혁신도 일어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두려움을 없애고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말하는 문화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