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영화 작업이라는 것은 불가피한 공동 작업입니다. 물론 감독이 시나리오를 완성해 낼 때까지 혼자만의 창조 과정이 있습니다만 시나리오가 좋은 것으로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자신이 창조한 배역이지만 배우가 배역을 이해하는 수준이 자신의 수준을 역전하는 상황이 나오고 그때부터 배우로부터 배역을 들으려고 하다뇨. 완벽주의자가 할 수 있는 어쩌면 가장 극단적인 결정이 아닐까요? 혼자서 생각했던 '완벽'을 추구하고 싶었다면 만화가가 되어야 했겠죠. 리더로서 완벽한 준비를 하지만 어느 순간 내려놔야 할 때가 온다고 봉준호는 말합니다. 그 순간이 연출력이 최고조에 이른 순간이라고 그는 느낀다고 하죠. 이 말은 최고조란 완벽하게 자신이 상상한 대로 창조될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계획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계획한대로 풀리는 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죠. 이는 대부분 그의 영화에서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이 자신의 영화의 첫 번째 관객이라고 즐거워하는 엄청난 영화광입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것을 증명할 수 없으면 다른 구성원들에게 사랑을 강요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겠죠.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도 하나의 개인으로서 원대한 욕망이 있는 사람임을 천명합니다. "남들이 했던 것은 안 한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어떤 감독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입니다. 리더는 조직을 통솔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자체로 그도 그 일을 실현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욕망하는 사람입니다. 그 욕망을 어떤 식으로 다른 구성원들도 함께 데려갈 수 있는지가 위에서 언급한 그의 능력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들은 사흘 이상 걸릴 일을 하루 만에 해치우거나 에너지를 많이 쏟아야 하는 프로젝트들을 도맡아 하는, 이른바 ‘하이퍼포머’형 관리자들. 리더 입장에서는 그저 예뻐 보일 수밖에 없을 텐데요. 그런데,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그들에게도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력개발 전문가로 활동했던 ‘제임스 왈드롭’과 ‘티모시 버틀러’는 뛰어난 퍼포먼스를 내는 관리자들을 유형별로 정리하고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단점들을 연구했는데요, 그게 뭘까요? 그리고 그 단점들을 최소화하려면 어떡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