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흥미로운 흐름이 보인다. 너도나도 자신이 ‘어떤 일을 디렉팅했다’고 말한다. 직업에도 유행이 있듯, 최근에는 ‘기획자’나 ‘디렉터’라는 타이틀이 선망의 대상이 된 듯하다. 프로젝트에 조금만 관여해도, 아이디어 회의에서 한두 마디 보태도 스스로 ‘디렉터’라고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디렉터라는 직업은 단순한 타이틀이 아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깊은 공부와 탐구, 경험과 통찰이 쌓여야 제대로 된 ‘디렉팅’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제 막 기획을 시작한 사람조차 자신을 디렉터라 칭하는 모습을 보면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가 떠오른다.
더닝-크루거 효과란, 경험이 적고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심리적 현상을 뜻한다. 어떤 분야에 대해 조금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의 역량을 과신하기 쉽다. 기획을 몇 번 해보거나 프로젝트를 이끌어본 경험이 있으면 마치 전문가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진짜 전문가가 될수록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더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왜 이런 현상이 특히 두드러지는 걸까?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할 때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때론 ‘몰라도 아는 척’, ‘힘든데 괜찮은 척’하는 가면을 쓰기도 하는데요. 조직행동론 전문가들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낼 때 팀워크가 더 좋아진다고 말합니다. 구성원들이 ‘척’하는 가면을 벗고 손발을 ‘착착’ 맞추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