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중소기업 대표의 최측근에서 수십 년을 보좌하며 함께 기업을 일궜던 임원 한 분이 필자에게 이런 고충을 토로한 적이 있다. 그런데 사실 이분의 고민과 유사한 내용을 얼마 전부터 꽤 다양한 곳으로부터 듣고 있다. 핵심은 대동소이하다. 예를 들어 "원래 고집이 좀 센 분인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고집이 신념이 되면서 지금의 사업을 일구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무언가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히시더니 신입사원도 안 믿을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에 깊게 빠져들고 심지어 시중에 떠도는 음모론에도 너무 진지하십니다. 게다가 이런 일들에 돈과 시간을 쓸 뿐만 아니라 동의하지 않는 직원들에게 집요하게 동의할 것을 강요합니다. 회사의 미래가 매우 걱정됩니다."
사실 이 현상은 많은 심리학자들에 의해 연구가 다양하게 이루어진 바가 있다. 초반에 잘나가고 심지어 현명하다는 소리를 듣는 리더들이 왜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에서 가장 어리석게 변하는지 말이다. 더욱 중요한 건 현대 사회에 들어서도 이런 일이 줄어들지를 않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과거와는 그 이유와 과정이 좀 다르다. 현대 사회의 리더는 대부분 더 적극적이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 중 주위의 유능한 사람들이라는 기회와 운을 만나 그 자리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즉 예전과 같이 출생 시 이미 리더십을 부여받는 경우와는 좀 다른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이른바 간신배들과 같은 부류에 의해 리더가 점점 고립되어 가면서 어리석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리더들은 상당 부분 자수성가했으며 심지어 곁에 유능한 참모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일어나는 이유는 좀 더 세밀한 안목을 가지고 들여다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조직행동 분야의 세계적 석학 제프리 페퍼는, 이런 상황을 만든 건 리더 본인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리더 심기 안 건드리려고 직원들이 전전긍긍하다 보면, 어떻게든 리더 귀에는 ‘좋은 말’만 들어가게 하죠. 실제로 제프리 페퍼가 인터뷰한 한 CEO의 비서는, CEO에게 나쁜 뉴스를 얘기할 것 같은 직원에게는 시간 약속도 잘 안 잡아 준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