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피드백을 주는 리더가 책임감 있는 리더다. 반대로 피드백을 안 주는 리더가 최악의 리더다. 물론 지나치게 잦은 피드백은 잔소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경쟁사와 치열하게 교전 중인 현장에서 리더와 팀원이 눈만 봐도 서로 통할 정도로 기대치를 일치시켜야 한다. 예전에 한독, 사노피, 아벤티스가 합병되던 때 내 직속 상사였던 영국인 인사 책임자가 있었다. 그는 직원마다 스프링노트 한 권씩 만들어 해당 직원의 목표와 업무 현황을 빼곡히 기록하곤 했다. 피드백의 핵심은 무엇을 해야 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안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것인데 그는 내가 세운 목표 중 불필요해 보이는 것, 혹은 내가 하고 있는 일 중 목표와 무관한 것들을 바로바로 짚어줬다.
기록을 안 하면 목표나 성과를 부풀리기 쉽고, 지시를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 잊어버린다. 그런데 벤치마킹 포인트, 즉 기준점을 정할 때는 내 의견과 전문성을 존중해 주되 이렇게 기록해 두면 일의 경중과 우선순위가 분명해진다. 그가 스프링노트에 기록을 할 때 처음 3개월은 ‘나를 못 믿어서 일일이 적는 건 아닐까’ 의심했다. 하지만 관리자가 잘한 일은 실시간으로 인정해 주고 안 해도 될 일을 없애 주니 오히려 일할 맛이 나더라. 이 경험을 통해 피드백의 힘이 직원의 역량 향상에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다.
영국의 저명한 비즈니스 전략가인 리처드 스케이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21세기에는 직원들 간의 피드백이 혁신을 가져오는 최고의 원천이 되어줄 것이다.’ 즉, 직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하나의 아이디어를 개선, 보완시켜 나가다 보면, 더 큰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건데요. 그런데 피드백을 열심히 한다고 다 효과를 보는 건 아닙니다. 비판만 쏟아내는 피드백은 아이디어를 죽이는 킬러로 전락할 수도 있죠. 건강한 피드백 문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