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연 영상이 올라오는 유튜브 채널 ‘테드(TED)’를 즐겨 본다. 현재 테드에서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 주제는 ‘미루기’다. 무려 5,400만 회다. 블로그 운영자 팀 어번이라는 사람의 강연인데, 그는 논문을 쓰거나 테드 강연 준비를 할 때 마감일 직전까지 미루는 버릇이 있다고 고백했다. 늘 머릿속에는 순간적 만족감이 이성을 앞서고, 겨우 마감일이 가까워지면 이성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고백이라기엔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나도 나름 미루기를 잘한다. 어쩌면 좋아한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나에게 예정된 회사, 개인 일정과 같은 모든 일을 최대한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뤄서 일을 치르는 편이다. 대신 마감일을 어기거나 마감에 허덕이느라 불만족하게 일을 처리하는 경우는 잘 없다. 내가 일을 잘 미루는 방법은 거의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개인 스케줄러를 꼼꼼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구글 캘린더를 확인하고 세부 시간과 행위를 기록한다. 회사 업무는 물론 이동 시간, 독서 시간, 심지어 식사나 운동할 때 넷플릭스로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까지 기록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