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는 함축적이어서 해석이 다양하겠지만, 섬세함의 차이로 볼 수도 있다. 올라갈 때는 누구나 목적지가 있기에 앞을 향한다. 주변을 둘러보는 이는 드물다. 반면 내려온다는 건 '돌아온다'는 의미도 있다. 돌아오는 사람에겐 목적지를 향하는 사람보다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꽃'이 눈에 들어오고,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온다. 시선이 섬세해진다.
모든 것은 섬세해지는 과정을 거친다. 오르는 시간을 거친 사람은 내려오는 시간을 맞으며 마음이, 시선이, 태도가 섬세해진다.
기술도 그렇다. 우리는 그것을 '발전'이라고 말한다. 자동차에 시동을 켜면 시트가 따뜻해지고 핸들이 따뜻해지는 것처럼, 기술이 정점에 오르면 이제 '섬세함'의 경쟁을 시작한다. 잘 달리던 것에만 치중하던 기술이 '어떻게 하면 더 안전하고 편하게 달릴 수 있을까' 등의 섬세한 고민을 시작한다. 기술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놀라움이 되지만, 섬세함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편함과 불편함의 차이다. 하지만 그 편함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