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시작은 항상 봄학기의 끝에 온다.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참여하고 고민하고 노력한 흔적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그에 합당한 평가를 내리는 일이 나에겐 이 즈음의 중요한 일과다. (중략) 한 학기 수업을 들으며 해당 분야에 대해 없던 흥미가 조금은 생겨났다거나,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그 수업을 담당한 내겐 퍽 보람이 있는 일이다. 그중 몇몇은 그런 마음을 갖고 나를 찾아온다. (중략) 그때 가장 흔히 듣는 고민은 '지금 이게 갑자기 재밌게 느껴진다고 앞으로 계속 할 수 있을지, 내가 그럴 만한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공부와 연구의 길이 노력한다고 바로바로 성과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내가 지금 잘 가고 있는지 자각하기 어려운 채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에 고민이 더 클 순 있겠지만, 사실 세상 모든 진로의 탐색 과정에는 얼마간 이런 생각이 자리하게 마련이다. 투여한 노력 대비 성과의 크기와 소요 시간 등을 견줘보며 우리는 눈앞의 즉각적 보상과 오랜 기다림 끝에 오는 지연된 보상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뇌과학 연구들은 여기서 도파민 시스템을 주목한다. 우리의 일상 언어에서 도파민은 주로 ‘터지고’, ‘폭발’하는 당장의 쾌락, 즉 즉각적 보상을 의미하는 말로 많이 쓰인다. 강하고 순간적인 자극에 익숙해져 점점 더 크고 빠른 자극만 찾게 되는 상태를 ‘도파민 중독’이라는 혼란스러운 표현으로 통칭하기까지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