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그동안 경로당은 주로 담소와 모임 중심의 ‘만남의 공간’ 성격이 강했다. 상담·교육·건강 등 서비스는 노인복지관 중심으로 제공됐다. 하지만 60~70대 ‘액티브 시니어(활동적 장년)’가 경로당 이용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취미를 적극 공유하고 건강을 설계해 나가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경로당은 전국에 6만8000여 곳 있다.
경로당에는 최신 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이 갖춰지고 있다. ‘코인 노래방’을 연상케 하는 이동식 노래방은 기본으로 설치되는가 하면 가상현실(VR) 장비를 이용해 어르신들이 양궁이나 사격을 연습할 수 있다. 땅따먹기·비석치기 같은 전통 놀이에 당구·컬링·볼링의 규칙을 결합한 ‘뉴스포츠(터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젊은 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뷰티 서비스’도 등장했다. 전남 함평군은 지난 1월 경로당 어르신에게 한방 진료나 기초 검진 등 기존의 건강 프로그램 외에 네일 아트와 피부 관리 같은 미용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자기 관리와 외모 가꾸기에 적극적인 요즘 어르신들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다. (중략)
경로당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변화는 노인 복지의 패러다임이 단순한 ‘보호와 수혜’에서 ‘참여와 자립’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친목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신체 활동과 인지 능력을 자극하는 환경 조성이 고령화 사회의 핵심 과제가 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