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의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2’에서 가장 시선을 끈 출연자 중 하나는 후덕죽(候德竹) 셰프다. (중략)
그는 경연 내내 말보단 태도로 ‘어른의 품격’을 보여줬다. 팀 대항전에서 후배 임성근 셰프가 소스 담당을 자처할 때, 팀원들 사이엔 묘한 정적이 흘렀다. 반신반의하는 눈빛 사이로 후 셰프는 짧고 단호하게 말한다. “여기(임 셰프)가 리더해.” 의심을 걷어내고 책임을 건넨 한마디였다. 압권은 그다음 장면이다. 임 셰프가 후 셰프의 칼을 허락도 없이 집어 들어 거침없이 마늘을 으깨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요리사에게 칼이란 전쟁터의 총이자 자부심 아닌가. 그럼에도 그의 입에선 호통 대신 격려의 말이 흘러나온다. “(내) 칼을 아주 잘 쓴다!”
(중략) 젊은 세대가 바라는 어른다움이란 무엇일까. 후 셰프처럼 자신의 권위를 앞세우는 대신 후배의 전문성을 먼저 믿어주는 유연함, 손때 묻은 도구가 타인의 손에 들려 있더라도 ‘잘 쓴다’고 말할 수 있는 넉넉함이 아닐까. (중략) 물론 신뢰가 한쪽의 노력만으론 완성되지는 않는다. 앞선 세대가 쌓아온 시간의 무게를 존중하고 배우는 건 젊은 세대의 몫이다. 어른의 경험은 단순히 낡은 것이 아니라 내가 열어보지 못한 오래된 레시피일 수 있다. 거장의 어깨 위에서 자신만의 창의적인 소스를 만들어내는 일은 젊은 세대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예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