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인사가 마무리되며 기업마다 많은 신임 임원과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기업의 ‘별’이라 불리는 임원 자리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22~23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결실을 맺은 이들의 끈기와 노력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휴브리스(Hubris· 오만) 경영학’의 관점에서는 경계의 눈을 더 크게 떠야 하는 시점일 수도 있다. 임원 승진과 대표 취임은 개인에게는 ‘능력의 입증’이지만, 조직 차원에서는 ‘오만의 유혹’이 시작되는 위험한 분기점이기도 하다.
휴브리스는 단순한 성격적 결함이 아니다. 막강한 권한과 가시적인 성과, 주변의 찬사가 결합할 때 발생하는 ‘인지적 왜곡’ 상태다. 신임 리더가 위험한 이유는 역설적으로 경험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과거의 성공 경험이 하나의 ‘공식’으로 고착화되는 시기에 리더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채 사고의 폭이 급격히 좁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영국 서리대 유진 새들러 스미스 교수는 휴브리스를 개인의 성격적 결함이 아니라, 리더십이라는 자리가 갖는 ‘직업적 위험(Occupational Hazard)’으로 정의한다. 즉, 오만은 권력(Power), 지위(Position), 성공(Possession)이라는 ‘3P’가 주어질 때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후천적 질병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