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맛있으면 0칼로리”라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됐다. 식품업계가 ‘맛’과 ‘가성비’ 대신 ‘건강’을 승부수로 띄웠다. 저당 고추장부터 제로 아이스크림까지, 즐겁게 건강을 챙기는 ‘헬시플레저’ 열풍에 올라탄 기업들은 불황 속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중략) 건강을 앞세운 제품은 과거에도 주기적으로 출시됐지만, 특유의 익숙하지 않은 맛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탓에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음료업계를 중심으로 ‘제로 열풍’이 확산되면서 대체당을 활용한 맛 구현 기술이 크게 발전했고, 이제는 일반 식품과의 맛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SNS를 통해 소비자가 가장 쉽고, 가장 많이 접하는 정보가 건강 관련 콘텐츠”라며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욕구는 모든 소비자에게 내재돼 있는데, 이를 손쉽게 실현할 수 있는 상품이 등장하면서 소비자 선택지는 넓어지고 기업은 세분화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성장세가 둔화된 식품업계에서 건강을 타겟팅한 제품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매력적인 카드로 꼽힌다. 일반 제품 대비 원가 부담은 크지 않으면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워 가격을 비교적 높게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주스 등 일반 음료 매출이 역성장했지만, 제로 음료 및 에너지음료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하면서 부진을 상쇄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같은 제품이라도 ‘제로’라는 이름이 붙으면 소비자가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용량을 줄이더라도 건강을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 붙으면 소비자의 수용도가 높아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