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대한 논쟁은 오래 이어져 왔다. “업무는 감정이 아니라 성과로 말한다”는 말도 여전히 회의실에서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조직 연구는 리더의 감정관리 능력이 팀의 몰입과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감정은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다루는 방법에 따라 생산성과 조직문화를 바꾸는 에너지다. 감정리더십은 감정을 억누르는 능력이 아니라, 적절히 조절하여 방향을 만드는 힘이다. 경기 용인의 중견 IT기업 A사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직률이 27%에 달하며 내부 분위기가 극도로 침체되어 있었다. 성과 압박 속에서 회의는 늘 감정적 충돌로 끝났고, 직원들은 “의견을 내면 공격받는다”는 두려움 속에 침묵했다. 그러나 작년 신임 대표가 취임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첫 전사 미팅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전, 감정을 먼저 조절하자”고 선언했다. 회의 시작 5분 동안 감정 상태를 공유하고, 갈등이 생기면 잠시 중단 후 호흡 정리 시간을 갖는 ‘감정 브레이크’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리더들에게 공감형 질문법 교육을 실시했다. 의견이 충돌할 때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대신 “그렇게 느낀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라고 묻는 방식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팀원들의 발언률은 3배 증가했고, 고객 불만 처리 시간이 평균 36% 단축되었다. 무엇보다 성과지표가 증명했다. 1년 만에 연 매출이 18% 상승했고, 이직률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 직원은 기자에게 “리더가 감정을 공격하지 않고 받아주니 실수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감정의 흐름이 바뀌자, 조직의 흐름도 바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