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일본 도쿄의 어느 패션 브랜드 매장이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초대를 받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 브랜드는 도쿄의 대형 편집매장에서 경험을 쌓은 팀장이 독립해서 운영하는 곳인데, 그는 12년간 전 회사에서 일하며 "고객의 마음을 얻는 법을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깨달음을 얻은 그의 운영 방안은 완전 예약제 의류 매장이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미리 예약한 시간에 가야만 실물을 보고 옷을 살 수 있다. '리셀'을 노린 다량 구매도 금지. 구매 허들을 상당히 높인 셈인데, 지금 이 브랜드의 도쿄 매장 예약은 몇 달이 꽉 차 있다. 서울에서의 브랜드 팝업 이벤트 역시 관련인들에게 소소한 화제였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 마음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인사만 하러 간 건데 '지금 여기서만 살 수 있는 옷'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한번 만져보기라도 할까' 싶어졌다. 구매 욕구가 생겼는데 물어보니 이미 많이 팔려서 내 사이즈는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욕망의 물살에 휩쓸린 듯한 기분을 느끼며 가까스로 내 사이즈의 옷을 샀다.
불황이라고 모두가 앓는 소리만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남들보다 비싸지만 더 잘 팔리는 제품이있다는데요. 서울의 주요 호텔이 운영하는 ‘딸기 디저트 뷔페’는 8~9만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한 달간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성황이고요. 한 백화점에서 파는 프랑스 수제 고급 초콜릿도 고객들이 줄을 서서 살 정도라고 합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