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기업의 효율성을 좀먹는 주범으로 중간관리자를 지목했다. 일론 머스크는 2022년 트위터(현 X)를 인수하며 트위터에서 유지된 관행 중 가장 엉망인 영역을 묻는 질문에 “코딩하는 사람 한 명에 관리하는 사람 10명이 붙어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중간관리자의 역할에 대한 성찰이 이어지자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매킨지앤드컴퍼니는 “중간관리자들은 빠르고 복잡하게 변하는 경영 환경에 필수적인 인재들”이라며 “중간관리자들을 성급하게 정리하다간 큰 희생을 치르게 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중간관리자의 역할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자히라 제이서 영국 서식스 경영대 교수는 ‘연결형 리더(Connecting Leader)’로서의 중간관리자 역할을 강조한다. 중간관리자들은 상사와 구성원 사이에서 난처한 상황에 놓이기 일쑤다. 예컨대 팬데믹 이후 모든 구성원을 사무실로 복귀시키라는 상사의 지시와 이에 대한 구성원의 불만을 조율하는 까다로운 임무는 중간관리자의 몫이다.
제이서 교수 또한 JP모건, 영국의 금융기관 바클레이스에서 15년간 일하며 중간관리자의 딜레마를 겪고 상사와 구성원을 연결하는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연구했다. 그는 기업의 중간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리더를 ‘연결형 리더’라 지칭하고, 이러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는 중간관리자가 조직의 성공을 이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직접 중간관리자들을 인터뷰하며 위와 아래에서 오는 요구가 서로 충돌하는 까다로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리더의 유형을 4가지로 분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