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사가 가장 많이 쓰는 도구 중 하나는 뒤에 주걱이 달린 칼이다. 주걱의 두께나 모양, 재질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데 작업자마다 선호하는 칼이 다르다. 그동안 나는 한 종류의 칼만 사용해 오다가 최근 조금 더 작고 날렵한 칼로 바꾸었다. 아직 손에 익지 않아 연장 가방에서 자꾸 다른 연장을 꺼내기도 하고, 크기가 작아지는 바람에 손에서 자주 놓치기도 한다. 하지만 두툼하고 큰 칼에 비해 좁은 부위의 작업이나 섬세한 작업이 가능해졌다. 수시로 새 연장을 사용하고 비교 분석을 하는 사람들과 달리 나는 늘 같은 연장만 사용하는 편이다. 손에 익은 연장을 쓰면 불편함 없이 매끈하게 작업할 수는 있지만, 다른 연장이 가진 장단점을 파악해서 내게 적합하고 능률적인 새로운 연장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줄곧 사용하던 연장처럼 사람이나 일에도 익숙해지게 마련이다. 도배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다. 도배 작업부터 시작해서 현장 곳곳의 모습들이 신기하고 궁금했다. 이건 왜 이럴까? 저건 왜 저런 방법으로 할까? 늘 물음표투성이였다. 그러나 6년 차인 지금은 모든 게 당연해서, 이건 원래 이런 것이고 저건 그냥 저렇게 하는 거라며 무심히 지나치게 된다. 처음 도배를 시작한 사람들이 현장에 와서 낯설고 두려워하면서도 신기하고 궁금해하는 모습을 보면, 익숙함에 젖어 있는 내 모습이 덮치듯 다가와 나를 놀라게 한다.
2016년, 디자이너 겸 운동선수인 쌍둥이 형제 닉(Nick)과 스티브 티드볼(Steve Tidball)이 만들어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는 영국의 의류 브랜드, ‘볼레백(Vollebak)’ . 볼레백은 정말 다른 의류 브랜드에서는 하지 않는 시도를 계속 해 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볼레백에 열광하는 매니아들도 생겼죠. 이들은 구매 예약 후 평균 3년의 개발 기간을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요. 덕분에 이 회사는 창업 후 매년 100%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그 비결이 궁금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