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읽고 쓰는 '문해력(literacy)'이 있어야 사회생활이 가능하듯이, 미래를 읽고 쓸 줄 아는 '미래 문해력(futures literacy)'을 갖춰야 미래에 적응할 수 있다. 이 미래 문해력이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단어가 주는 묘한 매력에 더해 유네스코가 이 개념을 '21세기 리더가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필수 능력'으로 지정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포브스가 기사를 싣고 컨설팅 회사가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점차 동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인터넷 검색이 안 될 정도로 아직 관심이 미미하다.
기업은 미래를 예측해 목표를 세운다.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안 좋아질 것이 예측되면 매출 목표를 올해 대비 '2% 증가' 정도로 낮게 설정한다. 이처럼 합리적 미래 예측에 기초한 목표를 '전망치(probable)'라고 한다. 하지만 기업 경영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욕심을 불어넣는다. '2% 증가' 목표가 5%, 10%, 때로는 스트레치 목표라 하여 '30% 증가'처럼 커지기도 한다. 욕심이 들어간 목표를 '기대치(desirable)'라고 한다.
여기까지가 오늘날 우리 기업들의 풍경이다. 과거의 연장선에서 목표의 크고 작음을 가지고 다툰다. "미래 문해"랄 것도 없다. 매체에 보도되는 경제 예측치 몇 개면 내년 계획이 뚝딱 완성된다.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얀 칩체이스와 사이먼 슈타인하트 (Jan Chipchase, Simon Steinhardt)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찾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조언합니다. “소비자들의 ‘창발적 행위(emergent behaviors)’에 주목해 보라”고요. 여기서 창발적 행위란 사용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인프라나 서비스를, 제공자가 의도한 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걸 말하는데요. 빵 만드는 데 쓰는 베이킹 소다를 주부들이 과일 씻는데 사용하는 행동이나 유모차를 지팡이 삼아 끌고 다니는 할머니들의 행동이 대표적인 예죠. 기업들이 여기에 주목하면 사용자들의 불편을 찾아낼 수 있는 건 물론, 그 개선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까지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함께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