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는 31년 만에 두 번째 책을 출간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에 종종 후기가 올라오는데, 독자들이 자주 언급하는 문장이 있다. “애쓴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혼자 아무리 노력해도 알아주는 이 없고 신통한 결과가 없어서 이대로 계속하는 게 맞는지 흔들리고 외로웠는데 틀리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힘이 되었다고.
하지만 계속 노력해야 할지 그만둬야 할지 알지 못해 계속 흔들리고 불안해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하긴, 누군들 확신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인지 강연을 하면 단골로 나오는 질문도 이런 거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 노력하는 게 맞는가. 열심히 해봐야 월급이 오르는 것도 아닌데 그냥 월급 받는 만큼만 하면 되지 않는가 등등.
나는 즉답 대신 질문을 던진다. 자, 퇴직이나 이직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그럼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하게 된다. 후임자가 차질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정보며 연락처며 현황 등을 알려줘야 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업무를 하며 기울였던 노력, 그래서 내 안에 쌓인 노하우와 인사이트 같은 것들까지 다 후임자에게 넘겨주고 빈 몸으로 나가는가? 머리와 마음도 초기화해 그곳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로 떠나는가? 그럴 리가. 그렇지 않다. 업무를 하면서 쌓은 경험, 노하우, 그리고 ‘아하!’ 했던 깨달음 같은 것들은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회사에 다 두고 빈 몸으로 나가는 게 아니며 그것들은 결국 내 경험, 내 노하우, 내 인사이트라는 얘기다. 노력의 결과가 회사 것으로 귀속되는 게 아니라 나의 것으로 남는다면 평가나 열매와 상관없이 애쓸 만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