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영국의 경제학자 찰스 굿하트는 “어떤 지표가 목표가 되는 순간 그 지표는 더 이상 좋은 지표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고 경고했다. 이른바 ‘굿하트의 법칙’이다. 현상을 관찰하고 진단하는 용도로 쓰일 때 지표는 현실을 정직하게 비춰준다. 하지만 지표를 평가와 보상의 ‘목표’로 내걸고 압박하는 순간 사람들은 진짜 가치를 만드는 대신 숫자를 올리는 데 몰두한다. (중략) 지표의 함정은 조작과 남용에만 있지 않다. 애초에 ‘무엇을 측정하기로 정했는가’ 하는 선택 자체가 그 조직의 가치관을 그대로 드러낸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에는 ‘TOT(Time Off Task, 작업 이탈 시간)’라는 악명 높은 지표가 있었다. 물류센터 직원이 바코드를 스캔하지 않는 시간을 초 단위로 추적하는 시스템이다. 5분 이상 자리를 비우면 기록이 누적되고 기준치를 초과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경고나 해고 절차를 밟았다. 화장실에 다녀오는 시간이나 동료와 짧은 업무 대화를 나누는 시간조차 ‘생산성 이탈’로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