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발명가 제임스 다이슨은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하기 위해 5126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5년간 쏟아부은 시간과 돈, 그리고 주변의 조롱. 하지만 5127번째 시도에서 성공한 그의 청소기는 연간 매출 60억달러의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 이것이 바로 에이미 에드먼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말하는 '지능적 실패'의 전형이다.
에드먼슨 교수는 'Right Kind of Wrong'에서 실패를 세 가지로 구분한다. 예방 가능한 '기본적 실패', 다중 원인의 '복잡한 실패', 그리고 새로운 영역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지능적 실패'다. 1968년 3M 연구원인 스펜서 실버가 강력한 항공기용 접착제를 만들다가 실수로 약한 접착제를 만들었을 때, 3M은 그를 질책하지 않았다. 6년 후 아서 프라이가 이를 활용해 포스트잇을 개발했고, 3M은 엔지니어들이 근무시간의 15%를 '실패할 수 있는' 실험에 쓸 수 있도록 허용했다. 지능적 실패를 환영하는 시스템이 혁신을 만든 것이다.
반대로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조직 문화는 비극을 맞았다. 2003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컬럼비아호 참사와 1997년 보잉 737맥스 항공기 추락도 실패에 따른 징계를 두려워하거나 비난을 회피하는 문화에서 비롯된 재앙이라고 에드먼슨 교수는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