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가 한 명언 중에서도 최고의 명언을 뽑으라고 하면 많은 심리학자들이 이 말을 주저 없이 꼽는다. "The illiterate of the 21st century will not be those who cannot read and write, but those who cannot learn, unlearn and relearn." 무슨 뜻일까? 번역하면 이 정도의 뜻이 된다. "21세기의 문맹자는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 잊고, 다시 배울 줄 모르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말이 있다. 바로 '언런(unlearn)'이다. 우리 모두는 배우고 다시 배워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우리말로는 일단 '잊는다'고 번역할 수 있겠지만 'forget'이라는 단순한 의미보다는 좀 더 깊은 뜻이 담겨 있다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기술과 연결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이 언런의 중요성을 늘 절감하게 된다.
우리가 교육과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되는 것들은 효율을 만들어내고 필연적으로 지속 가능해진다. 하지만 상황이나 환경이 바뀌면 경험을 통해 얻은 기술과 지식은 더 이상 쓸모없어진다. 그래서 이전 경험을 잊고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 그런데 과거 경험이 우리가 새로 배워야 하는 것을 못하게 방해하고 적응력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일이 다반사다. 언런은 중요하지만 실행하기 참으로 어렵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다이달로스라고 들어보셨나요? 다이달로스는 건축과 공예의 장인인데요. 그의 능력을 높이 산 크레타의 왕 미노스가 부탁을 하나 하게 되죠. 미노타우르스라는 황소괴물을 가둘 수 있는 감옥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는데요. 그러자 다이달로스는 한껏 솜씨를 부려서 한 번 들어가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 같은 궁전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훗날 미노스의 미움을 사는 바람에 아들과 함께 자신이 만들었던 미궁에 갇히는 비극을 맞이하게 되죠. 그런데 기업도 다이달로스처럼 자기가 만든 미궁 속에서 헤매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1859년 설립된 미국의 식품 유통회사 A&P가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함께 살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