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기업이 마주하는 위험은 크게 ‘비(非)체계적 위험’과 ‘체계적 위험’으로 나뉜다. 비체계적 위험은 개별 기업 파업이나 특정 지역의 재해 같은 것들로 투자 대상 다각화로 피할 수 있다. 체계적 위험은 글로벌 경기 침체나 팬데믹처럼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오랜 기간 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기업들은 생산 거점과 조달처를 다양하게 확보하면 신흥국의 정치적 혼란이나 부분적인 공급망 차질 같은 비체계적 위험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한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지역의 시장이 정상 작동하면 전체 피해를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눈부신 기술 발달로 전 세계의 자본과 실물 공급망이 통합되고 긴밀하게 연결된 초연결 사회(Hyper-connected Society)가 도래하면서, 다각화를 통한 위험 회피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정 지역에 국한된 소규모 사건으로 치부했던 일들이 거미줄 같은 촘촘한 네트워크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나가, 결국 글로벌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체계적 위험으로 돌변하고 있기 때문이다.